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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준 다당앤바이오 대표 "천연물 기반 치매 치료제 개발 중…합성약 중심 제약산업 바꿀 것"
  • 작성일2020/05/28 16: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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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병준 다당앤바이오 대표 "천연물 기반 치매 치료제 개발 중…합성약 중심 제약산업 바꿀 것"
한국경제 박영태 기자     2020.03.19


제약산업 게임체인저 목표
부작용 적은 천연물 기반 치료제
합성약보다 신약 발굴 '안성맞춤'

파이프라인 13개 대기
주력 개발 중인 알츠하이머 신약
내년 3분기 미국서 임상 2상 신청
치매 유발 유해균 3종도 발견



곽병준 다당앤바이오 대표가 수원 본사 연구소에서 천연물 기반 신약 개발 계획을 설명하고 있다. 다당앤바이오 제공


“글로벌 제약산업의 게임체인저가 되겠다.”

곽병준 다당앤바이오 대표(53)의 포부다. 다당앤바이오는 식물 등 천연물에서 추출한 활성 다당체로 알츠하이머 치매, 파킨슨병, 염증성 장질환 등의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천연물 의약품은 합성의약품에 비해 독성이 적어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다. 곽 대표는 다국적 제약사들이 잇따라 고배를 마신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에서 성과를 자신하고 있다.

모바일 시장의 패러다임을 바꿔놓은 스티브 잡스, 전기자동차 시장의 주도권을 쥔 일론 머스크 같은 혁신가의 뒤를 이을 수 있다는 자신감도 갖고 있다. 그는 “존슨앤드존슨 노바티스 화이자 등 서구의 다국적 제약사들이 주도하는 합성약 중심의 제약산업은 신약 발굴 등에서 한계를 맞고 있다”며 “천연물 기반의 신약으로 글로벌 제약산업의 판도를 바꿔놓겠다”고 했다.


타고난 사업 수완

곽 대표의 사업 수완은 타고났다. 손대는 족족 대박을 냈다. 첫 사업 아이템은 대학교 캐릭터 상품이었다. 미국 필라델피아대에서 건축디자인을 전공하던 그는 집안 형편이 어려워지자 귀국해 둘째 형 사업을 도왔다. 그러던 중 서울 신촌 근처를 지나다가 자동차에 하버드대 스티커가 붙어 있는 것을 보고 아이디어를 얻었다. 경희대 등 국내 60여 개 대학과 계약을 맺고 대학 CI를 활용해 모자 가방 기념품 옷 등 대학별 캐릭터 상품을 개발했다. 이후 농구 야구 축구 등 프로구단의 각종 기념품 사업으로 넓혔다.

두 번째 사업 아이템은 스포츠 온라인 중계서비스였다. 이를 위해 1998년 와우스포츠라는 회사를 세웠다. 첫 창업이었다. 당시 선풍적인 인기를 끌던 메이저리그 박찬호 선수 경기를 휴대폰으로 문자중계했다. 곽 대표는 “한 경기 문자중계 수입이 600만~700만원이었는데 많을 때는 1500만원까지 벌기도 했다”고 말했다.

2000년대 초반 통신사들이 IMT-2000 사업에 뛰어들면서 와우스포츠도 변신했다. 동영상 콘텐츠가 이동통신시장에서 킬러 상품이 될 것이라는 판단에서였다. KBO, KBL 등 프로경기 온라인 중계권을 확보해 서비스했다. 월 1만원이던 유료 서비스 회원이 30만 명에 이를 정도로 인기를 끌었다. 하지만 KBS 등 지상파방송사들이 견제하면서 고전하기도 했다.


천연물의 가능성을 보다

2002년에는 뇌질환 신약 개발 바이오기업인 지엔티파마에 합류했다. 대학교수였던 셋째형이 1998년 세운 지엔티파마는 당시 외환위기 여파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곽 대표는 재무구조 개선 등으로 회사를 정상화하는 데 힘을 보탰다. 지엔티파마에서 10년가량을 근무하면서 곽 대표는 바이오산업에 대한 안목을 키웠다. 인맥도 넓혔다.

바이오산업의 가능성을 본 곽 대표는 2013년 자산운용사 플러스CID를 세웠다. 주로 바이오기업에 투자했다. 그러다 한 후배의 추천으로 다당앤바이오와 인연을 맺었다. 그는 “1년가량 지켜봤더니 사업 가능성에 대한 확신이 섰다”며 “최대주주가 된 뒤 2018년 6월부터 경영에 참여했다”고 했다.

다당앤바이오는 당 추출 및 공정개발관리 분야 최고책임자(CMO)인 주영운 공동대표가 2011년 설립한 바이오회사다. 당시는 천연물 바이오 소재 기업이었다. 곽 대표는 다당앤바이오의 사업 방향을 바꿨다. 천연물을 다루는 기술과 노하우를 제대로 활용하면 부작용이 적은 천연물 치료제를 개발할 수 있겠다고 판단했다. “수명이 늘어나면 만성질환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그만큼 늘어날 수밖에 없어요. 더 큰 병을 예방하기 위해서죠. 그런데 이 약의 대부분은 장기 복용 시 부작용이 생기는 합성약입니다. 머잖아 천연물 의약품이 주목받겠다는 판단이 서더군요.”

당시만 해도 전문가들조차 천연물은 약이 되기 어렵다고 봤다. 천연물의 한계 때문이었다. 합성약과 달리 천연물은 구조 파악이 기술적으로 어려워 효능을 입증하기가 쉽지 않았다. 10년도 지나지 않아 곽 대표의 판단이 맞아떨어졌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천연물 의약품에 대해 임상 1상을 건너뛰고 임상 2상을 하도록 허용하면서다. 안전성이 입증된 천연물 의약품은 독성과 안전성 시험을 하는 임상 1상이 필요없다는 것이다.


“미국서 먼저 신약 임상”

다당앤바이오가 개발 중인 후보물질(파이프라인)은 모두 13개다. 알츠하이머, 파킨슨병, 염증성 장질환 등의 치료제다. 곽 대표는 “면역기능의 70~80%가량을 장면역계가 담당하고 있다”며 “장내 균총이 균형을 잘 이루면 몸의 면역력이 높아지고 뇌질환을 유발하는 단백질이나 독성물질이 증가하는 것을 막을 수 있다”고 했다.

이 회사는 아밀로이드베타 형성 억제, 타우단백질 과인산화 억제 등의 효능이 있는 저분자 물질과 활성 다당체를 조합한 치료제를 개발하고 있다. 이 활성 다당체는 장내 유익균을 증가시키고, 장 면역을 활성화해 뇌질환 유발에 관여하는 인자들의 생성을 억제하는 기능을 한다. 곽 대표는 “저분자 물질이나 올리고당에 비해 구조가 복잡한 다당은 구조 분석에 많은 시간과 전문성이 요구된다”며 “다당체 구조를 규명하고 다당의 작용기전을 분석할 수 있는 연구기관이 세계적으로 많지 않다”고 했다.

이 회사의 주력 파이프라인은 알츠하이머 치료 후보물질인 ‘DDN-A-0101’이다. 내년 3분기께 미 FDA에 임상 2상 승인신청을 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 존스홉킨스대에서 파킨슨병 치료 효능을 평가 중이다. 지난해 11월 중국에서 천연물 기반의 알츠하이머 치매 치료제가 나온 것은 다당앤바이오에 청신호다. 중국 상하이 그린밸리 파마슈티컬은 해조류에서 추출한 올리고당 기반의 천연물 의약품 ‘GV-971’의 판매 허가를 받았다. 곽 대표는 “다당은 단당인 올리고당보다 약리적 효과가 훨씬 크기 때문에 DDN-A-0101이 GV-971보다 효능이 더 뛰어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다당앤바이오는 최근 알츠하이머 치매를 유발하는 장내 유해균 3종을 발견했다. 민관식·조병관 KAIST 교수팀이 치매견 22마리, 정상견 77마리로 실험한 결과다. 조만간 연구논문을 발표할 예정이다. 곽 대표는 “지금까지 어떤 장내 유해균이 치매를 유발하는지가 밝혀지지 않았다”며 “다국적 제약사 대다수가 실패한 치매 치료제 개발에 획기적인 전기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독특한 산학 R&D 시스템 구축

다당앤바이오의 사업구조는 독특하다. 핵심적인 연구개발(R&D)을 대학 등 외부 연구기관에 맡기고 있다. 민관식 한경대 동물생명환경과학과 교수(중동물 임상시험), 신광순 경기대 식품생명학과 교수(다당 구조분석), 조재열 성균관대 유전공학과 교수(면역치료제 개발), 조병관 KAIST 생명과학과 교수(세포공장, 장내 미생물 분석), 나라야난 파라메스와란 미시간주립대 생리학과 교수(골다공증 치료제 개발) 등이 5개의 외부 연구랩을 이끌고 있다. 이들 외부 연구기관에 소속된 연구원은 32명이다. 다당앤바이오 직원(11명)의 3배다. 회사 내부 연구팀은 개발 전략과 특허, 공정개발, 천연물 표준화 등에 집중하는 것으로 분업화돼 있다. 곽 대표는 “각 분야에서 권위 있는 외부 전문가들이 시너지를 내면서 신약 개발의 플랫폼 역할을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다당앤바이오는 다국적 제약사에 기술이전도 추진 중이다. 그는 “전임상을 마치거나 본임상 승인신청을 하는 시점에 해외 파트너를 물색할 것”이라고 했다. 상장도 준비하고 있다. 곽 대표는 “내년쯤 코스닥시장 상장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곽 대표는 독실한 크리스천이다. 그는 “뜻을 같이하는 임직원들이 선교와 바이오 R&D를 지원하는 공익재단을 세워 보유 지분의 일부를 기부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박영태 기자 pyt@hankyung.com


출처 : 한국경제 https://www.hankyung.com/it/article/202003101131i
        네이버뉴스 https://news.naver.com/main/read.nhn?mode=LSD&mid=sec&sid1=105&oid=015&aid=00043093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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